트레킹 7일차
ABC(4130m) -> MBC(3700m) -> 데우랄리(3200m) -> 히말라야롯지(2900m) -> 도반(2600m) -> 밤부(2310m) -> (윗)시누와(2360m) / 약 7시간 20분 정도소요(08:00 ~15:20)
조금은 힘들고 불편했던 ABC에서의 하룻밤도 지나가고 이른 새벽에 밖에 나가보고 싶은 생각은 많았지만 지난밤 잠도 거의 못잤고 또 넘 추워서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았다..
ABC에서의 쏟아지는 별빛도 온몸으로 한번 맞아보고 싶었는데...ㅎ
어슴프레 밝아 지고서야 해돋이나 볼까 하고 밖에 나가봤는데 해는 8~9시는 되어야 뜬다고 한다..
그냥 찬바람 맞으며 뒷편으로 다시한번 걸어가 보았다...
아직도 달은 떠 있다..
별도 한두개쯤은 보였던거 같은데...
이정도 높이만 되도 새들은 없을줄 알았는데 이른아침부터 날아다니며 먹이를 찾는데 정신이 없다..
태양빛에 반사되어 석양때와 마찬가지로 또 설산이 붉은색으로 물든다...
여긴 높은산에 둘러쌓여 아직도 해뜰라면 한참은 더 있어야 하는 시간인데...
모두 안나푸르나에서 숨진 사람들은 아닐꺼 같았는데 돌아가신분들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전해 지는거 같았다..
그리고 만국기같이 펄럭이는걸 어디가나 자주 볼수있는데 저걸 '타르초' 라고 한다.
룽다와 타르초가 쪼매 헷갈리는데 여러자료를 찾아보니 아마도 룽다는 장대에 매달아 놓을걸 칭하고 타르초는 만국기 처럼 만든걸 칭하는거 같다...
룽다나 타르초나 의미는 같은걸로 알고있다..
다섯 가지 색으로 된 천을 이어서 만드는데,
각각의 천에는 '옴 마니 밧메 훔' 같은 만트라나 불교의 경전이 목판으로 찍혀 있다고 한다..
다섯 가지 색은 청-백-적-녹-황인데
우주의 다섯 원소(공간-물-불-바람-땅)와
다섯 방향(중앙-동-서-남-북)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티베트 사람들은 룽다나 타르초에 가족의 소망과 안녕을 기원하는 기도문을 적기도 하는데,
바람에 한 번 펄럭일 때마다 신에게 기도가 전해진다고 믿고 있다고...
저 중국어를 썼던 청년은 커플로 트레킹을 온거 같았는데 올라오는길에 취사도 직접 계곡물을 받아서 해먹는듯 했다.. 놀라운건 그 추운 ABC에서 텐트치고 자더라는... 새벽에 화장실 다녀올때 화장실 앞에 텐트가 있길레 롯지에서 그냥 쳐 놓은걸로 알고 있었는데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화들짝 놀라서 급하게 들어왔었다... 이른 아침에 보니까 그 텐트에서 짐을 챙기고 있더라는... 참 대단한 커플... 저기서 같이 폰으로 사진 좀 찍어 달래서 찍어줬다...
심한 노출차로 인해 어느정도 보정을 했음에도 사람은 거의 시커멓구만..ㅎ
아침먹고 이젠 내려간다... 아침에 롯지 식당에선 MBC에서 새벽에 올라온 한국인도 보였고 아침으론 마늘스프랑 구릉족 빵을 먹었는데 마늘스프는 묽었지만 따뜻하니 맛있었고 구릉족빵도 기름에 튀긴 그냥 밀가루 빵인데 맛있었다.. 오늘은 가야할길이 좀 멀다.. 원래는 밤부까지 가서 숙박을 하는거였는데 그것도 올라올때 보단 훨씬 더 먼거리를 가는것이다... 하산이라고 내리막만 계속 있는것도 아니고.. 근데 다음날의 일정이 넘 빡빡하고 시간계산이 잘 못되었다고 가능하면 밤부에서 2시간 거리의 시누와까지 가자고 한다... 쪼매 부담스럽지만 지나 왔던길이라 셔터질 할일도 많이 줄테고 어차피 다음날의 부담을 줄일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일단 Go~
어제 못찍었던 롯지 입구 표지판에서 찍었는데 어제완 달리 지나친 노출차로 인해 보정전엔 사람이 잘 보이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뒤에는 다 날라간다..
ABC에서같이 따라내려오던 개들... ABC에서 이른새벽 롯지앞을 서성이며 돌아다니길레 애내들은 춥지도 않나 했었다... 그리고 MBC와 ABC를 왔다갔다 하는가 보다 생각을 했었는데 가이드 말로는 촘롱이 집이라고... 촘롱에서 여기까지는 우리가 이틀 걸려 걸어온 길인데... 전에 푼힐에서의 세발로 걸어댕기던 개도 대단했지만 이지역의 개들은 시내의 게을러 보이던 개와는 완전 틀리는거 같다... 가이드 말로는 특히 주방팀이 오면 그팀들을 잘 따라 다닌다고... 무척이나 영리한 개들인거 같다..ㅎ
애네들은 고산에도 완벽히 적응을 했는지 순식간에 공간이동을 한다...
다시금 지나왔던 MBC를 거쳐서 계속 걷는다... 갈길이 멀기에 발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이 구간에서는 저때가 한 9시쯤 못되었을텐데 한국분 한분이 데우랄리에서 숙박을 하고 올라 오시는분이 계셨다... 도대체 몇시에 일어나서 출발을 했길레 그시간에 올라오는지 여튼 대단한 한국인...
그 새침떼기 같이 생긴 아가씨의 가족들은 이제 올라 오는길이었다.. 아무래도 대가족이다 보니 속도가 좀 늦는듯... 이 여자애 바지 꼬라지는 가까이서 보면 흙구뎅이에서 좀 뒹군듯..ㅋ 어찌보면 새침하게 생겼지만 어린나이에 이런곳에 따라온것도 참 대단한거 같았다...
이제서야 햇님이 등장하실려나 보다...
설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 여름엔 여기 발담그고 놀면 시원하니 피로도 풀리고 좋겠다... 근데 여름엔 우기철이라 산을 오르기가 좀 별로라는...
가비얍게 데우랄리 롯지(3200)도 통과를 하고... 거의 순식간에 약 1000m의 고도를 떨어트린거 같다... 올리는건 힘들어도 내리는거 쯤이야....
데우랄리를 지나 그저깨 묵었던 열악한 환경의 히말라야 롯지(2900m)도 보인다.. 이제 고도를 4천대에서 2천대로...
요기는 텐트치라고 만들어 놓은자리인듯... 롯지시설이 충분하지 않고 사람은 많기에 성수기엔 텐트들고 오는 사람도 좀 있을것 같다... 난 엄두도 안나지만...
히말라야 롯지에서 빨래 하는사람들.... 여기서의 저녁은 정말 어둡고 썰렁했는데 햇볕이 잘 드는 한낮에는 그런느낌이 별로 없다.. 롯지에 가보면 빨래 하는 모습은 가끔 볼 수 있는데 냄새나는 누더기 이불은 왜그런지....
무척이나 반가웠던 두분... 트레킹관련 카페에서 이것저것 정보를 얻어 준비 하면서 귀국날짜는 좀 다르지만 출발날짜가 똑같았던 부산에 사시는 분이다.. 이것저것 정보도 주고 받으며 둘보단 셋이 더 좋을것 같아 한 중반까지는 일정을 같이 할까 했었는데 뒤늦게 어머님까지 동참하시며 일정이 좀 달라졌었다.. 항공사도 달라 졌지만 카트만두에 도착하는 시간이 비슷해 카트만두 공항에서 만나 같이 픽업 서비스 받고 트레킹 시작은 우리보다 하루 늦게 시작을 했는데 도반 가는길에 딱 하니 마주쳤다... 마치 이산가족이라도 만난거 처럼 수다를 좀 떨다 급하게 사진 한장 찍었는데 핀은 안드로메다로...ㅎ
멀리 이제 도반의 롯지도 보인다..
혼자 길을 걷는데 뭔가 길에 있다가 휘리릭 하며 올라가길레 자세히 봤더니 야생 원숭이다.. 난생 처음으로 보는 야생원숭이... 극도로 사람을 경계해서 가까이 갈 수는 없었고 렌즈도 망원이 아니라 완전 숨은그림찾기다..사진 가운데 보면 잘 보면...
진도가 무척이나 잘 나간다... 도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또 길을 나선다...
원래 우리가 묵기로 되어있던 밤부... 이때가 2시쯤 되었던거 같은데 시누와까진 크게 무리가 없을듯 했다... 좀 긴 계단 오르막길이 있긴하지만...
양손에 천연재료로 만든 스틱에 의지해 열심히 올랄다... 두다리로만 걷는거 보다 확실히 힘은 훨 덜들고 심리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거 같다..ㅎ 그래도 힘이 안드는건 아니다..ㅎ
드디어 윗 시누와가 보인다... 고지가 바로 눈앞이다...^^ 오늘은 따뜻한물에 샤워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항상 가이드에게도 가장 먼저 물어봤던게 전기랑 따뜻한 물이었다.. 일상생활에서 별 부족함 없이 풍족하게 써 왔던것들인데 여기선 행복 그자체이다...
롯지에 도착해서 지나온길을.... 예상보다 빠른 15시20분쯤에 롯지에 도착을 했다.. 정말 걷는데만 집중을 한듯..ㅋ 앞에 보이는 저 롯지에는 혜초에서 단체로 한국 트레커들에 잔뜩 왔었었다... 한국인 단체관광객은 딱 보면 티가난다.. 같은 한국사람이 보면 더욱더..ㅎ
도착하고 미지근한 물이었지만 개운하게 샤워도 좀 하고 밀린 빨래도 좀 했더니 금새 또 석양빛이 물든다.. 여기선 하루가 넘 짧아 좀 아쉽다.. 지난번 캐나다에선 밤 10시가 되어도 환해서 일정 끝나고도 마을 구석구석 돌아댕기기 정말 좋았는데... 하기사 여긴 돌아댕길려도 별로 댕길때도 없다... 주변엔 온통 산이고 마을도 쪼그맣고..
저녁은 중국산 신라면으로 먹었다.. 점점 밥을 멀리하는거 같다..ㅎ 그래도 저 라면에 계란도 풀고 국물에 밥 말아서 참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김치라도 하나 있으면 금상첨화인데 싶어 가이드에게 김치 비슷한거 없냐고 물었더니 한참있다 들고 온게 대나무 어린 순 같은걸로 만든건데 넘 시큼해서 라면이랑 궁합은 별로 였다...
롯지에 있던 아이들... 아무 한테나 잘 안기고 정말 부침성이 좋다... 준비해간 연필도 줬는데 뒤에서 끌어안고 뽀뽀할려고 해서 식겁을 했다는..ㅎ
카메라를 만져보고 싶어해서 찍는 방법을 알려줬더니 이렇게 찍었놓았다..
여기도 쏟아질듯 많았던 별들... 그리고 밤공기도 그리 차지않아 2000m가 훨 넘는 산중임에도 참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묵었던 롯지... 사진에 보이는것 처럼 그리 밝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이번 여행에서 전기와 물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일탈(국외) > 내팔(히말라야 ABC트레킹&카트만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나푸르나 푼힐&ABC 트레킹 9편(란드록 - 오스트렐리안 캠프) (0) | 2012.12.16 |
---|---|
안나푸르나 푼힐&ABC 트레킹 8편(시누와 - 란드록) (0) | 2012.12.16 |
안나푸르나 푼힐&ABC 트레킹 6편(히말라야 롯지 - ABC) (0) | 2012.12.15 |
안나푸르나 푼힐&ABC 트레킹 5편(촘롱 - 히말라야 롯지) (0) | 2012.12.15 |
안나푸르나 푼힐&ABC 트레킹 4편(타다파니 - 촘롱) (0) | 2012.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