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한주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의 코스는 한라산.. 아주 오래전 회사 워크샵으로 1박2일 제주에 왔다가 이틀치 회의를 밤늦게까지 다 끝내고 새벽까지
음주로 뒷풀이 한 다음날 아침 특혜(?)를 준게 한라산 등반이었었다..
모두들 숙취에다가옷차림이 등산준비도 안된 사람들에게 특혜라기 보단 고문에 가까웠지만 위에 올라갔을때의 기분이 넘 오래토록 기억에 남았었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그때 못가보았던 백록담을 한번 올라보기로 하고 백록담 코스인 성판악으로 올라 관음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었다..
진짜힘들었다.. 그때 서른살의 청년이랑 입구서 부터 같이 걸었는데 그사람 왈 한번은 괜찮은데 두번다시 오고
싶지 않은 코스라 했다.. 나 역시 그럴지도..ㅎㅎ
그래도 그때당시 안개가 심했었는데 한참을 기다렸다가 잠시 안개가 걷힌 틈을 타 백록담이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영실코스에서 잠시 같이 걸었던 중년의 부부 얘기로는 자기네도 며칠전에 올랐지만 너무 힘들게 올랐는데 정작
안개땜에 바로앞의 백록담을 볼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한다..
올해는 백롬담은 갈 수 없는 코스지만 경관도 좋고 난이도도 낮은 영실코스로 윗세오름까지 올랐다가 어리목으로 내려왔다..
<10월25일 월요일 / 한라산 윗세오름>
중문관광단지까지 택시를 타고 간 다음 첫차를 타고 갈려고계획을 했었는데 아침부터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코스가 그리 빡센 코스는 아니기에 일단 버스시간은 한타임 늦췄다..
작년에 아무정보 없이 그냥 중문삼거리 갔다가 버스를 한시간 정도 기다린 탓에 이번에는 버스 시간을 감안해서 중문까지도
이미 늦었는거 버스타고 갔다..
환승으로 버스요금도 아낄겸..ㅎㅎ 제주에서 환승을 다 해보다니 주민이 다된 기분이었다..
제주에서 쓸려고 티케쉬까지 충전해서 갔는데 환승할 일은 별로 없었지만 핸드폰만
갖다대면 되므로 무척 편리했다... 대구는 언제 될려는지...^^
다행이도 간간히 파란 하늘이 보였다..
한라산을 남북으로 횡단하는게 516도로와 1100도로가 있는데 영실코스는 1100도로를 타고 간다..
516도로에 비해 버스가 거의 한시간 단위로 있고 그나마도 손님이 별로 없다는..^^
버스를 타고 관리 사무소까지 들어갔다.. 택시나 승용차를 타고 입구까지 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걷는것도..^^
밤새 비바람이 심하게 불었나 보다..
그래서인지 낙엽들도 많이 떨어져 있고 무엇보다 길이 한산해서 너무 좋았다..
타이머 맞춰놓고 찍기에 삼각대 역할을 하는 나무 봉들이 너무 많았다..
항상 똑같은 표정에 똑같은 자세인듯 해서 점프샷도 한번 찍어 볼려구 했는데 계속 실패! 어정쩡한 자세만 찍혀있었다..ㅎㅎ
저게 뱀이야? 지렁이야?
한참을 걸어도 간간히 한두대의 차들만 지나 다닐뿐 걷는내내 기분은 좋았다..
2.5km를 걷는동안 본 사람은 저기 보이는 두분밖에...
타이머 맞춰 놓고 느그적느그적 걸어가다가도 찍히고..ㅎㅎ
또다시 잠깐이었지만 파란 하늘이 잠시 내 비쳤다..
너무 놀았다..
오르막이어서 그런지 한참을 걸어온것 같은데 아직 1km가 남았다..하지만 아스팔트 길임에도 걷는게 지루하진 않았던거 같았다..
드디어 입구가 보인다..
저기서 점심으로 먹을 김밥 한줄이랑 초컬렛 하나 샀는데 마트에 익숙해서인지 역시나 비싸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을 해 볼까~
또 봉을 봤다.. 카메라를 올려놓기 딱 좋은 위치의..ㅎㅎ
이번에는 좁은 철봉위에도 올려놓고 항상 자세가 똑같은거 같아 나무에도 한번 기대어 본다.. 80년대 사진에서 많이 본것 같은데..ㅎ
줄에도 한번 기대어 볼까?
뒤에 '촬영금지' 표지판은아니다..^^
이제 간간히 사람들도 보인다..
잠시 함께 걸었던 중년의 부부 사진을 함께 찍어드리고 제 사진도 부탁을 드렸다..
간간히 경사가 있는 돌계단도 있었지만 초등학생도 충분히 소화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등산로이다..
성판악과 관음사에겐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만약 영실휴게소 부터 걷는다면 해발 1700m 윗세오름까지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는데 난 놀면서 같기에 한 두시간 정도는 족히 걸렸던거 같다..
잘 보면 폭포가 보인다.. 가느다란 폭포가 아주 높은곳에서 떨어지는게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듯 한 느낌도 들고...
저게 아마도 '오백라한'이라는 바위인듯 하다..
네이버에 찾아보니 '석가(釋迦)가 남긴 교리(敎理)를 결집(結集)하기 위(爲)하여 모였던 500명의 아라한(阿羅漢)'
이라고 나온다.. 진짜 500개가 되는지 한번 헤아려 볼려다가..ㅎㅎ
위로 올라가니까 점점 날씨가 좋아지는 느낌이다...
얼마만에 보는 깨끗한 하늘인지 반갑기가 그지 없었다...
한라산엔 해발 1000m가 훨씬 넘는곳임에도 충분히 작은 도시정도는 건설할 만한 평평한 곳이 보인다..
어리목 코스에는 훨씬 더 터가 좋은것 같기도 하고..ㅎㅎ 환경문제와 물 문제만 해결된다면 공기도 좋고 적절한 기온에
딱 살기 좋을껏 같기도 한데..ㅎㅎ
밑에선 못 봤던 사람들이 어느정도 올라오니까 평일임에도 꽤 보였다..
이날 마침 한.일 친선 트레킹 대회가 있었는데 케이블 방송사 취재팀인듯 했다...
좁은길을 올라가는 도중 내려오는 분에게 길을 양보할때마다 '스미마셍'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던거 같다..
몇마디 더 있었지만 알아 듣는거라고는..ㅎㅎ
날씨가 점점 더 좋아진다..
드디어 저멀리 백록담 분화구도 보이고...
산위에 또 산이 있는듯한 백록담을 배경으로..^^
육지에 있는 산과는 참 색다른 느낌이다...
경사도 거의 없고 데크가 깔린 길을 걷는게 참 편하기도하지만 기분까지 좋다..
올때마다 노루를 봤었기에 계속 노루를 찾아 본다..
결국은 내려갈때 봤다는...
공기도 깨끗하지만 구름도 뽀얀게 너무 깨끗해 보인다..^^
점점 백록담은 가까워 지고..
하늘은 더 파래 지는거 같다..
낮에는 사람이 그리고 밤에는 진짜 노루들이 와서 목을 축이고 갈 것 같다는..^^
저 멀리 오늘의 목적지인 윗세오름 휴게소가 보인다...
오래전에 왔을때는 일본학생들로 기억되는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왔는지 무척 많았었는데 이날은 아침에 비 때문일까?
무척 한산하였다..
'윗세'라는 말은 또 뭘까?
제주에서 젊은 분들에게 뭘 묻곤 할땐 괜찮았는데 연세 좀 있는분과는간단한 질답조차 안되는 경우도 많았다..^^
저번에 성판악의 진달래 휴게소에서도 그랫듯이 한라산에 와서 컵라면을 안먹고 갈 수는 없다..
정말 국물 하나까지도 버릴께 없다는...^^ 커피한잔도 빼 놓을수 가 없다..
사진으론 느낌이 안나..ㅎㅎ
정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1700m면 육지의 어지간한 산들보단 높다..
여기서 백록담으로 오르는 코스가 개방된다면 참 좋을것 같은데...
한라산의 명물(?) 까마귀~
한라산엔 사람들이 쉬는곳 마다 까마귀가 많다..
작년에 빵 조각 좀 던져 줬더니 정말 잘 받아 먹었는데 등산객들이 자꾸만 먹을걸 주니까 많은거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여기서는 까마귀에게 먹이 주지 말라는 안내방송까지 하고 있었다...
진짜 온통 시커매가지고..ㅎㅎ
어떤 여자분 한분이 혼자서 김밥 먹으면서 덩치있는 dslr로 열심히 셀카놀이를 하고 있었다..
난 dslr로 셀카 못 찍겠던데... 얼굴이 넙대해서인지 힘이 딸려서인지는 모르겠다..ㅋ
단지 dslr을 들고 있기에dslr을 만질수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으로 다가가서 "제가 찍어 드릴테니 저도 한장 찍어 주세요!" 하고 부탁했더니애교있는 목소리로 흔쾌히 응해 주었다..
가까이서 보니 참 예쁜 분이었다.. 그땐 아무생각없이 그냥 사진만 찍고 내려왔는데 오면서 살짝 후회되더라는..ㅎㅎ
내려오는 동안 동행이라도 하자 해보는건데 난 항상 타이밍을 놓친다..ㅎㅎ
이제 내려간다..
막차 시간도 좀 남았기에 시간에 쫓기지도 않고 참 여유있게..
천상의 정원이 이런느낌일까..
사진으론 잘 표현이 안되지만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나 좋게만 느껴졌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순식간에 밀려왔다가도 또 사라지곤 했다..
저 나무만 좀 크다면 살짝 스위스 느낌도 날것 같고..^^
길을 걷고 있으면서도 다음에 또 와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걸었다..
산아래 날씨는 별로 안 좋아서 바다를 볼 수 없었지만 그나마 작년에 비하면 엄청 좋은날씨였고 여기 안 살아봐서 모르겠지만
쾌청한 날 오르는것 또한 복일꺼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산 아래의안좋은 날씨에 있다가 올라오는 사람들이 올라오며 감탄사를 연발 했다..
그분위기에 편승해 사진도 좀 찍어드리고 좀 찍어 달라고 부탁도 하고..^^
이제 구름아래로 내려 가는건가?
내려오다 보니 조금 옆에 만세동산 전망대라고 있었는데 도무지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행동식도 하나꺼내 먹으며 한참을 앉아 있었더니 어느순간 안개가 걷히면서 사진에 있는 전망을 보여 주었다..
작년 백록담에서도 안개땜에 한 4~50분 정도 기다렸다가 겨우 몇분 남짓 백록담을 볼 수 있었는 기억인데 역시
'기다리는자에게 복이 있나니'인가?ㅎ
위에 보이는게 만세동산이리고 한다..
솜이불 같은 구름들... 참 포근하게도 보인다..
안개가 완전히 걷히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노루를 보게 된다..
위크샵때 왔을때는 그냥 근처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기만 하였는데 요즘엔 노루들이 나를 보고는 도망을 간다...
아까 그 구름층일까?
오후시간임에도 안개땜에 이른아침 분위기가 난다..
인적도거의 없는데다가 신비롭기 까지...
저 나무토막은 저 자리에서 얼마나 오랜 세월을 지키고 있었을까?
이제 어리목 코스로 내려왔다..
근데 작년에 개방된 돈내코 코스를 제외하곤 한라산 4개코스를 다 탔는데도 오래전 회사에서 왔던 코스의 초입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리목으로 올랐을것 같은데 윗부분에는 기억이 나지만 숙취탓인지 아랫부분은 전혀 기억이..ㅎㅎ
여기서도 버스를 탈려면 조금 걸어 내려가야 한다..
아래 날씨는 여전히 구름많음...
올라올때의 길에는 단풍잎이 덜어져 있었는데 이길에는 비슷한 분위기지만 낙엽이 틀리다..^^
뜨문뜨문 있는 버스..
516도로는 버스가 잦지만 1100도로는 찾는이도 적거니와 버스도 잘 없다..
서귀포쪽으로 갈때는 종점까지 버스기사랑 나랑 단둘이 달렸다..^^
제주시와 서귀포를 왕복하는 버스로굽이치는 산간 도로를 기사분 몸이 쏠리니까 운전석 옆 기둥을 잡고 핸들을 돌리는데
그 코너링 운전실력이 장난 아니었다..^^
하루일정도 다 마쳤다..
그나마 수월하고 시간적인 여유도 많았던 일정이라 좋았다.. 특히나 내내 꿀꿀했던 날씨가 위에서는 쨍해서 더 좋았고
풍광 또한 좋아 언젠가는 녹음이 짙을때나 폭설이 내렸을때 또 오고 싶은 그런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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