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3일차
고레파니 -> 푼힐전망대(3210m) -> 다시 고레파니 -> 데우랄리(2987m) -> 반단티(3180m) -> 타다파니(2630m) / 푼힐까지 포함 약 7시간 30분 정도 소요
잠을 거의 설치다시피 하고 05시쯤 기상을 해서 5시 20분쯤 숙소를 나섰다..
일출이 6시20분쯤 되어야 하는데 넘 일찍 가봐야 추운데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가이드가 약간 늦게 출발하자해서 20분에 출발을 하였다..
잠도 거의 못잔데다가 춥다고 중무장을 했더니 몸도 무겁고 다리도 무겁다..
한참을 올라오자 생각치도 못했던 매표소가 있다..그 추운 새벽에 매표소 안에 사람도 있고 입장료도 받는다..
우리끼리 왔었다면 정보도 없었고 낭패를 볼뻔....
돈을 가지러 다시 내려갔다 올라오는것도 힘들지만 그럼 시간땜에 일출을 못볼 가능성이 다분하다...
우리는 가이드가 알아서 지불을 해주니깐 다행이었는데 같은 숙소에서 묵었던 인도에서 건너온 한국 아가씨들은 우리 가이드에서 돈을 꿔서 올라갔었다..ㅎㅎ
약 40분쯤?
여튼 3000이 넘는곳이라 숨도 차고 옷도 껴입어 힘겹게 푼힐 전망대까지 올라왔다..
아직까지 달 만 덩그러니...
아직까진 별도 보인다...
내 베낭만 널부러져서 덩그러니...
다들 베낭없이 가볍게 올라 오는데 난 또 삼각대랑 귀찮아 잘 바꾸지도 않는 렌즈까지 챙겨서 올라오다 보니 항상 무겁다....
뭔 작품을 찍으러 다니는것도 아니고 가끔은 정말 가볍게 다녀보고 싶은데 그러자니 비싼장비 마냥 놀리는것만 같고 쓸데없는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가이드가 어디선가 뜨끈한 커피를 들고 왔다..
저기서 호호불며 마시는 모닝커피맛이 참 좋았었다...
삼각대 세워 놓고 이번에 같이간 입사동기랑도 한컷~
카메라라곤 핸드폰 카메라가 전부인 이 친구 덕에 그래도 내사진도 좀 생겼다..
평소 사진을 찍어본 친구가 아니라 찍을때 마다 잔소리를 좀 했었는데 그래도 좀만 알려주면 낯선사람에게 부탁하는거 보단 백배 낫다...
낯선 사람들과 패키지로 가도 트레킹은 걷는 시간이 많다보니 금방 친해지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맘에 여름부터 지인들에게 '안나푸르나'라는 밑밥을 던지고 다녔었는데
입사동기인 이친구가 덥석 물었다..
입사동기라 리프레쉬 휴가도 같이 낼 수 있고 여러모로 편리했다..
내년엔 EBC 도전 해보자는데 고민이다... 꼭 가보고 싶은곳이지만 코스입구까지 가는 여정만으로도 위험하고 힘든곳이래서...
세발로 어떻게 반단티 아래서부터 이까지 따라왔는지 여기 개들은 이 환경에 완벽히 적응을 한듯하다..
길가에 그냥 죽은듯이 널부러져 있던 카트만두의 개들과는 완전 대조적인거 같다는...
우리의 김태희~ㅋㅋ
엄마랑 무사히 푼힐에 올랐구만... 이후부터 마주칠때마다 반갑다는듯이 인사는 나눴지만 한마디 뿐이다.. 길게 인사를 나누고 싶지만 그 다음 단어가 생각이...
아침이 되자 어제 계속 구름속에 숨어 있던 다우라기리(8167m)로 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일출이 시작되려하자 산의 빛깔이 바뀌고 있었다..
빼꼼하고 얼굴을 내밀더니 순식간에... 쓩!
어제까지의 날씨로 봤을땐 일출을 못볼꺼 같았는데 천만다행이었다..
이런데 와서 또 안날아 볼수가...
몸도 얼고 무겁기도 하고 해서 이륙이 힘들다...
요건 정망대에서 똑딱이 카메라로 담아본 파노라마 사진
이음매에 약간은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크게보면 볼만하다...
내려오는 길에 한국인을 또 한분 만났는데 그분이 찍어준 사진...
30대의 훤칠한 청년이었는데 해외여행으론 이번 네팔이 처음이고 일단 젊은 혈기에 무작정 들어왔다가 첫날 카트만두에서 어쩌다 노숙을 하게 되었는데 무서워 죽는줄 알았다고 한다..
난 그런 용기가 절대 안날 것 같은데...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한국인이라 한참을 애기하며 내려왔다...
다시 고레파니로 내려와 먹었던 아침....
그나마 참 맛있게 먹었던 아침이었었다...
이후에 메뉴판은 다 똑같은듯 한데 저거랑 똑같은건 시켜 먹을 수가 없었다는....
이제 또 오늘의 목적지 타다파니 쪽으로 또 겁나먼 길을 나선다..
푼힐만 왔다면 다시 내려가야 하겠지만 우리는 ABC를 가야하기에 이쪽으로...
이구간 생각보다 참 힘들었던 기억이다..
고래파니 출발과 동시에 계속 오르막으로 다시 해발 3000m이상으로 계속 끌어 올렸는데 고소증세는 없었지만 수면부족 탓인지 많이 힘들었다..
멀리 새벽에 올랐던 푼힐전망대도 보인다..약간 당겨서 가까워 보이는듯 하나 실제는 멀다..ㅎ
우리와는 약간 다른길을 걸어오는 사람들을 보니 다른길도 있나보다..
끝날듯 하면서도 끝나지 않는 오르막은 하늘이라도 뚫을것 같았다..
아이고 이젠 지친다...
왜 돈주고 사서 고생인지...
오르고 또 오르고....
난 힘들어 죽겠는데 외국인들은 여자들도 씩씩하다..
먹는것이 달라서 인지 신체구조가 달라서인지 재잘거리며 잘도 걷는다...
이쯤 와서는 거의 떡실신에 가까웠는데 다행히 데우랄리에 와서 밀크티 한잔에 약간의 정신을 차렸다..
약간 싸늘한 기운과 저 밀크티가 잘 맞아떨어져서 맛있다고 했더니 쉬리가 들러는 롯지마다 밀크티를 내왔다...
그래도 그중의 최고는 그냥 뜨거운 물!
국내에선 무맛인 뜨거운 맹물을 거의 마실일이 없는데 네팔에선 무척 많이 그리고 맛있게 마셨었다..
이젠 또 끝도 없이 내려간다...
평지를 좀 걷고 싶은데....
ABC구간은 물론 평지구간도 있지만 체감상 무척 귀하고 업다운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고소만 없다면 차라리 안나푸르나 라운딩이나 EBC가 더 수월하단 말도 있는듯 하다..
이런것들은 참 공룡시대에서나 볼법한 식물들 같다....
반단티에서 점심으로 스파케티를 시켜 먹었다..
밀가루 음식은 하루에 한끼로 족하지만 날라다니는 밥알은 참 먹기가 그랬다.. 그나마 어떤곳은 몇년묵은 쌀인지 냄새도 나고...
여기는 유통기한 같은게 별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듯 했다..
롯지의 가게에서는 유통기한이 몇년이 지난 면종류도 별 대수롭지 않게 팔고 있었고 스파게티의 소스로 올려 먹었던 토마도 케찹도 병 부터 좀 많이 지저분 하다...
저 스파게티도 둘다 반도 못먹고 그냥.... 뜨끈한 국물이 있는 밥한끼가 간절했다...
저 계곡이 매우 깊었는데 그냥 밋밋하네..ㅎ
고산지대라 우린 쪼매만 움직이면 숨찬데 이런곳에서의 삽질은 얼마나 힘들까...
수력 발전소에 쓰일 배관을 묻는 작업을 하는 모양이다...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의 전력사정도 좋지 않은데 이런 산골까지 전기가 들어올리는 없고 다들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수력발전을 이용해서 전기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나마 수력발전도 잘사는 마을은 전기가 좀 풍부하고 그렇지 못한곳은 밤이 어둡다... 많이..
한참을... 그것도 정말 가파른길을 내려왔는데 저 산을 또 올라야 한다...
눈앞이 캄캄하지만 글타고 아니갈수도 없고..ㅎㅎ
드뎌 오늘의 목적지인 타다파니에 14시 30분쯤 도착을 했다..
타다파니는 네팔어로 타다(멀다) + 파니(물) 로 물이 멀다, 고로 '물이 귀하다' 뭐 이런 뜻이라고 한다..
어제 묵었던 고레파니는 '고레'가 말들을 뜻해 '말들을 물먹이는 곳'이라고...
암것도 안보이지만 두팔벌려 대자연을 만끽해본다..ㅋ
저 앞으로 마챠푸챠레와 안나푸르나 남봉들이 보이지만 지금은 구름이 짙어서 잘 안보인다..
오늘따라 내 다리가 더 지쳐 보인다..ㅎㅎ
아~ 이름만 들어도 먹고 싶은것들....
그래서 저녁에 비싼 칼국수를 시켜 먹었는데 첫맛은 좋았으나 뒤로 갈수록 모래도 씹히고 밀가루 냄새도 심한것이 다 먹기는 힘들었다...
조명도 거의 없는 주방에서 만들었으니 모래가 씹히는건 그냥 뭐 애교로...
여태껏 묵었던 최악의 숙소...
여기는 전기가 안들어 온지도 한달이 넘었다고 한다...
롯지 방도 완전 교도소 보다도 못한거 같구 썰렁하기는 얼마나 썰렁하던지...
춥긴춥고 온수도 없고 전기도 없으니 씻을일이 넘 막막해서 여기서는 그냥 준비해간 클렌징 티슈와 물티슈로 세수를 대신했다...
늦은 오후가 되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 그리고 마챠푸챠레...
저기 마챠푸차레는 많은 탐험가들이 등반도전을 했으나 모두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그래서 네팔 정부에서 등반을 금지시켰다는 말도 있고 신성시해서 금지 시켰다는 말도 있고...
한눈에 봐도 완전 칼날 같아서 도저히 엄두도 안나는데 8000에 육박하는 저런산을
도전한다는 자체가 참 놀랍다..
누가 걸었는지 태극기도 보인다...
포터 '빔'과 함께...
가이드도 포터도... 그리고 우리에게 빌려줬던 침낭도 카고백도 모조리 '노스페이스'였다...
노스페이스가 울나라완 달리 외국에선 아무리 저렴한 브렌드라고 하지만 포터까지 입고 다니는게 좀 궁금했었는데 네팔자체 생산한 노스페이스라고 한다...
그니까 이미테이션... 다른나라 같음 바로 법에 저촉되겠지만 이런나라에까지 그런법을 적용하기가 좀 그랬나보다..
우리가 사용했던 오리털 침낭도 분명 네팔산 노스페이스일텐데 그런데로 괜찮았다...
항상 석양빛으로 물들때나 태양이 떠오를땐 참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거 같다...
완전 찰나의 순간이라 저 색깔도 순식간에....
이건 월출인가?ㅎㅎ
야밤에 또 밖에 나가 별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방안이나 방밖이나 온도차가 별로 없는거 같지만 그래도 밖은 춥다...
일교차가 어찌나 심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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