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9일차
란드록(1645m) -> 톨카(1760m) -> 데우랄리(2100m) -> 포타나 -> 오스트렐리안 캠프 / 약 6시간 30분 소요
란드록에서도 휴식같은 밤을 보냈다..
이른 새벽에 개가 짖으며 복도를 계속 뛰어 다니길레 무슨 산짐승이라도 내려온게 아닐까 하고 잠을 좀 일찍 깨긴 했지만
그래도 편안한 침대와 뽀송했던 이불탓에 편히 쉴수가 있었다...
어제에 연달아 오늘 아침에는 쉬리가 미역국을 끓여 주었다..
여긴 바다도 없고 현지인은 미역국도 먹지 않지만 예전에 주방팀이 다녀가며 남겨 놓았던게 있었다고 한다..
어제 저녁엔 약간의 감기기운도 있는듯 쬐끔 으실으실 했었는데 저녁도 잘 먹고 아침까지 든든히 먹으니 말끔해 졌다...
든든히 아침을 먹고 롯지를 나섰다...
마을 뒷편으로 가니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만큼의 계단식 밭들이 많았다...
마치 인간이 산에다가 조각을 해 놓은것 처럼 참 깔끔하기도 하다...
얼마의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건지... 그리고 지금 현재도 진행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 척박한 환경에 맞춰 살아가며 손으로 다 일궜을 현지인들의 참 억척스런 삶이 느껴지는듯 하다..
건너편 마을 간드록...
역시나 부자동네 답게 밤에도 불빛이 꽤 밝았다...
조그맣게 수력발전소도 보이고...
일행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난 그러거나 말거나 하나라도 놓칠세라 눈에 하나둘 담아둔다...
그래도 지나고 나면 뭔가 항상 허전하다..
그래서 무슨 기록같이 사진을 남기는지도..ㅎ
경사가 있긴 하지만 완만해서 걷기엔 참 좋았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맞으며 산촌을 걷는 기분이 발걸음까지 가볍게 한다...
어디가나 유채꽃은 있는거 같다...
아침이슬을 머금은 이름모를 꽃들...
저 개는 내가 지나갈때까지 저 자세로 고개만 돌리며 계속 쳐다보더라는...
지나가는데 '포토포토' 그러길레 사진을 찍었다...
돈을 달랜다.. 없다고 했더니 이젠 초컬렛을 달랜다... 난감하다...
하는 수 없이 연필을 두개 꺼내주고 황급히 자리를 피했는데 좀 씁쓸하더라는...
여긴 소라도 없으면 일하기가 참 힘들것 같았다...
기계가 들어가기엔 밭들로 넘 쪼그맣고 경사또한 심해서...
시내의 소들은 완전 개처럼 돌아댕기던데 그래도 산골의 소도 가끔씩 저렇게 일도 하는듯 하다...
어쩜 저렇게 깔끔하게 밭을 만들었을까...
란드록을 떠나오며 ABC등반에 참 큰힘이 되었던 저 스틱과도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카메라 없이 저 지팡이만 있다면 못 오르는산이 없을듯..ㅋ
모든풍경이 스쳐가는 나에겐 한가롭고 여유로워 보이지만 이곳에서 살아온분들은 꼭 그렇지만은 않을듯....
란드록을 지나 벌떡 선 계단위로 오르면 톨카마을이 나온다...
저쪽 건너편으론 란드록이 보이고...
우린 톨카마을로...
약간은 고학년이 있는 학교인듯 했는데 학생들이 밖에서 큰소리로 책을 읽고 있었다...
여기가 톨카라고 친절히...
어젯밤 묵었던 란드록 마을도 잘 보인다...
등교하는 아이들...
울나라 같음 이런산골에서 아이들 구경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여기선 정말 뜨문뜨문 집이 있는데도 아이들은 제법 많이 보인다...
호텔같았던 롯지....
란드록에서 묵었던 롯지의 주인과 여기 주인이 형제간이라고 한다...
완전 재벌집이나 마찬가지...ㅎ
여기도 객실이 깨끗하고 어떤객실은 욕실도 딸려 있었다...
여기서도 밀크티 한잔하며 여유롭게...
롯지 건너편인데 저쪽으론 차가 들어온다고 한다...
멀리있고 또 비포장이지만 얼마만에 찻길을 보는건지....
해변인 마냥 한가롭게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롯지주인의 아들쯤 되는 모양이다..
다리를 건너다 보니 저렇게 구멍이 뚫린곳도 있었다...
나무가 오래되어 혹시나 뚫리면서 발이 빠질까봐 조심조심....
요기서 새콤달콤한 귤 5개 100루피에 사먹고....
귤 한개까면 껍떼기에서 물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손을 닦지 않을수가 없다..
그래도 귤맛은 여기보다 더 시원하고 강렬하니 좋더라는...
산속에서 소리가 나길레 봤더니 소다...
혼자왔다 갑자기 보면 멧돼지로 착각할 듯...
또 한동안 빡센업힐....
우리의 포터는 별 힘든기색도 없다...
얼마나 올랐을까....
또다시 해발 2100m의 데우랄리가 눈앞에 보인다....
요기서 점심을 먹었는데 MBC에서 먹었던 애플 팬케익이 생각나서 시켜 먹었었다..
근데 넘 두텁기도 하고....
양은 많아서 좋았다만은 맛은 별로였었다...
좀 못생겼지만 가끔씩 힘든 트레킹 와중에 박카스가 되어 주었던 새콤하니 참 맛있었던 귤...
네팔의 지폐들....
동전도 있지만 지폐종류가 참 많았다...
1000,100,50,20,10,5루피... 내가 만진 지폐만 이정도 였는데 더 있는지는...
그리고 좀 더럽다..ㅋ 저건 그나마 깨끗한 지폐들
종류도 많고 지저분하고 또 숫자도 한쪽면은 아라비아 숫자가 아니라 계산할려면 시간이 좀 걸렸다...
고갯길 정상이라 그런지 바람도 좀 차갑고 안개인지 구름인지도 잘 끼었다...
희미한 틈사이로 설산이....
이길을 걸을땐 야생원숭이가 많았다...
그래도 워낙에 사람을 경계해 잘 볼수는 없었다는...
포타나에 도착을 했다...
여기선 처음으로 콘크리트로 집을 짓는것을 보았다...
여기만 해도 도시인샘이다...^^
여기서 또 밀크티 한잔...
같이같던 동기는 이제 밀크티에 질려 버렸다..ㅎㅎ
나도 조금 그럴때가 있었지만 산행하며 싸늘할때 뜨거운 밀크티 한잔은 박카스같은 존재였다...
근데 컵이 좀 지저분하다... 그래도 여기서 저정도면 양반이다..ㅎ
한쪽편으로 내일가게 될 담푸스도 보인다...
포타나 마을이 끝나는 부분에서 우린 오스트레일리안 캠프로 올라간다..
말로는 오스트렐리아 인들이 캠핑을 많이 해서 그렇게 붙여졌다고 어디서 읽었는데 트레킹관련 여기저기서 정보를 얻다가 여기서 보는 설산이 멋있다는 글을 보았다..
그래서 일정에 넣어 달랬었다...
보통은 산행초입에 있고 또 약간 다른길로 들어가야 하기에 트레킹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들어가질 않는다고 하고 또 ABC트레킹을 마친 사람들에겐 별 의미가 없는 곳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뭐 시간적인 여유도 있고해서 현지 여행사 사장님과 조율하면서 흔쾌히 넣어주셨다...
한 20여분쯤 헉헉대며 올랐을까...
한 30분이상 올라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단 금방 올랐다...
그리고 여기선 거의 뭐 스위트룸을 배정 받았다...
다름아닌 욕실이 딸린 방~
아마도 롯지전체에 한두개 정도 있는 방인듯 했다...
올랐더니 애완견 같은 강아지가 반겨준다...물려고 하는거 아니다..ㅎ
여기선 대부분 큰개만 봤었는데 조그만한개는 좀 낯설다...
세계속의 당당한 한국이다..ㅎ
한가로이 롯지 마당에서 풀을 뜯고 있는...
혹시 잔디깍기 대용으로 소를 이용하고 있는지도..ㅎ
어미고양이도 있었는데 저녁먹을때 식당에서 큰쥐한마리를 포획해 물고 나가더라...
금방 먹어치웠는지 잠시후 또 들어오던데 오랜만에 그런모습 봐서인지 쫌 그렇더라는...
기대하고 왔던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에서의 풍경은 하나도 못봤다... 궂은 날씨땜에..
내일은 날씨가 좀 좋아졌으면 하는 바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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