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8일차
(윗)시누와(2360m) -> 촘롱(2200m) -> 지누단다 -> 뉴브릿지(1340m) -> 란드록(1645m) / 약 7시간 정도 소요
어젯밤은 모처럼만에 잘 잔거 같다..
침대도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편했으며 동네도 따스하니 하룻밤 편하게 잘 보내고 적절히 재충전도 되었다..
시누와의 롯지에서 지나온 방향으로 보이는 롯지가 난 밤부의 롯지인가 했었는데 도반이라고 한다...
그사이에 있는 밤부는 낮아서 안보인다고..
아침 8시쯤 길을 나선다..
아침으론 여기서도 마늘스프와 구릉족 빵을 시켜먹었는데 마늘스프는 조금 짜기도 하고 ABC보단 못하더라는...
오른쪽편에 올라올때 하룻밤 묵었던 촘롱도 보이고 그 뒤 건너건너에 간드록 마을도 보인다...
간드록 역시 촘롱과 마찬가지로 부자동네라고..ㅎ
우리는 간드록 건너편에 있는 란드록까지 가는데 아직까지는 보이질 않는다...
아랫 시누와에 내려와 또 잠시 쉬었다가 간다...
올라올때 쉬었던 그 롯지에서...
손에 닿을듯 가까이 촘롱이 있지만 한참을 내려가 또 2200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기에 2시간 정도는 족히 걸렸던거 같다...
마지막 쬐금 남은 잎파리를 따먹으려 위태롭게 나무를 타며 안간힘을 쓰는...
근데 이게 양인지 염소인지 헷갈린다...
가까이가서 살짝 발로 툭툭 쳐봐도 먹는데 여념이 없어 본척도 안하더라...
내 어렸을적에도 저렇게 꼬질꼬질 했을꺼라.... 아마도..ㅎ
이 낡은 다리를 새로 만들려 공사를 하고 있는가 보다...
변변한 중장비 하나 없이 모두 손으로 하기에 공사가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우리는 화살표 방향을 따라 통나무 몇개로 만든 임시다리로 계곡을 건넌다...
또 촘롱의 잘 만들어진 계단을 오른다...
길도 좁은데 저 물소때가 2열로 내려오길레 살짝 쫄았었다..
고개를 살짝만 돌리면 저 뿔에 찔려버릴것 같았는데 담벼락에 바짝 붙어 소가 놀랄까봐 미동도 안했다는...
느즈막히 등교하는 아이들...
표정이 참 개구장이 같다..
계단 올라가는 길에 어찌나 장난을 많이 치던지...
촘롱을 지나 마을 끝자락에서 이제 길이 나눠진다..
우리는 지나온 푼힐방향이 아닌 지누단다 방향으로...
한참동안이나 눈에 밟혔던 아이...
길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가 인사를 건넸더니 밝게 웃으며 '나마스떼~' 하고 인사를 받아준다...
뭘 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그냥 웃고만 있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근데 살고 있는 모습이 넘 초라하다 못해 절박해 보였다..
집은 그냥 움막이고 세제도 없이 풀잎으로 접시를 닦고 있었는데 그래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있어서 한편으론 참 대견해 보이기도 하고...
뒤돌아 나올땐 움막안에 있던 오빠가 뭐라고 하니 어눌한 한국말로 인사를 했었다...
부디 앞으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한참을 또 엄청 가파른길을 따라 내려가자 지누단다 가 나왔다..
원래 일정이라면 여기서 숙박을 하게 되어있는데 변경된 일정으로 여기서 점심이다..
지누는 온천수가 나는 지역으로 여기서 한시간도 안되는 거리에 온천이 있다고 한다..
이런곳에서의 온천이라면 그런 호사가 따로 없는데 숙박이 아니라 좀 아쉽다...
좀 심한 내리막을 한참 걸었더니 엄지발톱 부분이 좀 아팠다...
발톱을 좀 깍았으면 했지만 챙겨온 손톱깍기는 카고백에 있어 나중에 롯지에 들어가 깍았더니 다행이 아프진 않았다...
동기가 하는걸 따라서 쉬는시간에 발 통풍도 좀 시켜주고....
우리의 쉬리~
현지식에 입맛을 잃은 우리를 위해 직접 수제비를 끓여준다...
쉬리의 솜씨가 40여년을 한국에서 산 나보다 훨 나았다..ㅎ
포터 빔은 옆에서 배우고 있는듯...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본 마을풍경...
여기는 약간 휴양지 같은 느낌으로 트레킹 보단 그냥 여유를 즐기는 외국인들도 간간히 보였다..
또 한참을 내려가 계곡을 건너 건너편 집들이 보이는 저 길을 걷게된다...
빡센 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또 빡센 업!
그러나 요기서 부턴 길이 참 걷기가 좋았다..
크게 오르막도 없었던거 같구 그냥 시골길을 걷듯 편안하게 걸었었다...
건너편으로 지나온 지누단다 와 안나푸르나 남봉, 그리고 히운출리가 보인다...
요기는 뉴 브릿지 마을...
그냥 새로운 다리가 있다고 뉴 브릿지라는 이름이...^^
요기서 또 길이 나눠진다..
윗부분은 '큐미'로 읽혀지는거 같은데 단체 여행으로 오면 대부분 저길로 해서 간다..
트레킹 대표여행사인 '혜초'는 큐미로 해서 조금 더걸어 시와이까지만 간후 짚차를 타고 시작점인 나야풀로 복귀를 하고, 차마고도랑 캐나다 로키갈때 이용했던 '산과자연'은 시누와 보단
조금 더 간 사울리바잘,치무롱등으로 걸어가 차량을 타고 나야풀로 복귀를 한다..
국내 트레킹 여행사를 통해서 오면 우리가 걷는 란드록 방향보단 훨 더 짧은 지름길로 원점 회귀를 하게 되는데 트레킹을 와서 걷는 거리가 길어진다는건 긍정적인 현상이다..
지나고 보니까 란드록을 못봤으면 후회할뻔 했고 날씨땜에 많이 아쉬웠지만 오스트렐리안캠프와 담푸스도 상당히 괜찮은 코스일듯 했다..
그리고 국내여행사 상품에 시내관광은 고작해야 보너나트 정도밖에...
열악한 환경땜에 시내관광에서는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론 저렴한 비용에 흠족한 여행이었다..
단, 힘든만큼 먹는걸 잘 먹어야 되는데 국내여행사를 통해 가면 단체시 주방팀을 뎁꼬 다니기에 한식으로 충분한 영양섭취가 가능하지만
아무리 식성이 좋은사람도 힘든일정에 입맛 안맞는 현지식 며칠만 먹으면 아마도 입맛을 잃어버릴것 같다..
이 다리가 뉴 브릿지....
마을 이름이 될 만큼 유명한가 보다... 그에 걸맞게 다리도 길다..ㅎ
다리위에서 찍은건데 얼마나 출렁이던지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우리가 건너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
나까지 다 건너자 이 아이들도 건넜는데 방과후 나무 한짐씩 해서 돌아가는 것 같았다...
네팔은 해발 몇십미터 부터 8000m급까지 있다고 한다...그래서 기후도 열대, 아열대, 고산기후등 다양하게 나타난다더니 여긴 바나나도 달려있다..
우리가 짧은시간에 참 많이 내려오긴 온듯...
또 한참을 걷기 좋은 숲길을 따라 란드록을 향해 걷는다...
이제 슬슬 시작되는 오르막...
그렇게 심했던 오르막 같진 않았고 약 1시쯤 오르막이 이어졌던거 같다..
곳곳에 이런 수력 발전용 배관들이 묻혀 있었다...
중장비 없이 이렇게 경사진곳에 설치하는게 정말 만만치 않은 공사일텐데 인간의 힘이란 참 대단한듯...
꼭 한쪽이 무너져 내린듯한 산...
드뎌 오늘 묵을 란드록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완전 짙푸른 녹색~
위에는 겨울빛이었는데 여기는 싱그럽다...
혼자 가스통을 매달고 저렇게 걷길레 잘 훈련되어진 말인줄 알았다...
다른 일행도 있었는데 혼자 저렇게 뚝 떨어져서 따라가더라는....
그래도 딴길로 안새고 똑똑하다..ㅎ
란드록 마을도 꽤 규모가 컸다..
목재소 같은것도 있고...
개들이 다들 덩치만 컸지 참 순하더라는...
텐트들고 온 캠핑족도 보였다..
트레킹 보단 그냥 캠핑온거 같았는데 차도 못들어 오는 이곳에 아마도 포터를 고용해서 짐을 날랐을것 같았다...
우리가 묵을 롯지...
마을의 아랫쪽에는 좀 초라해서 별로일꺼라 생각했었는데 윗쪽으로 올라오니 못보던 반짝이 조명도 있고 모든것이 풍족해 보이는 마을이었다..
차렷! 자세로 누워 있는 개..
역시나 툭툭쳐도 귀찮다는 듯 잘 쳐다도 안본다...
침대도 비교적 넓고 아늑하다..
또 가져다 준 이불도 뽀송하고 냄새도 안나고...
참 괜찮았던 롯지로 우리에게 평을 받았다..ㅎ
15시쯤 도착해 여기는 햇볕이 잘들길레 또 빨래를 좀 했서 쫘악~ 널었는데 역시나 해가 그리 길지않아서...
낮엔 빨래가 잘 마르는데 밤에 널어 놓으면 오히려 더 축축해지는거 같았다...
저녁엔 쉬리가 또 식욕을 잃은 우리를 위해 닭한마리를 잡았다..
이름하야 닭백숙....
여기서는 닭을 저렇게 그냥 삶아서는 먹지 않는다고 한다...
양계장 닭이 아닌 현지에서 조달한 닭이라 좀 컸는데 영계못지않게 맛도 좋았고 특이 오면서 쉬리가 직접 채취한 고사리 무침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예전에 주방팀이 남겨준 양념을 조금 이용해 만들었다는데 히말라야산 고사리 완전 쵝오!
완전 든든하게 먹고 잠자리도 편했던 란드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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